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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챔스 16강에서 PSG에게 충격패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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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챔스 16강에서 PSG에게 충격패

오늘 새벽 PSG의 홈 구장에서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 전이 있었다. 생방송으로 챙겨보진 못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보기로 경기를 볼 계획이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레알 마드리드를 좋아하는 친구가 축하한다고 카톡이 와있었다. 이는 굉장히 불길한 징조다....
확인해본 결과 4대 0이라는 굴욕적인 스코어로 충격적인 패배를 했다. 사실 어려운 경기가 되거라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기거나 비기긴 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크게 털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4대0 이란 스코어 정말 오랜만이다. 아마 12-13 시즌 챔피언스 리그에서 뮌헨 홈에서 4대 0 졌을 때가 가장 최근이다. 4대 0이란 결과는 충격적이지만 패배 자체는 충격적이지 않다. 이번 경기에 PSG가 이길만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전술과 선수들의 역할 모두 애매했기 때문에 공수 밸런스가 무너졌다.

많은 언론이 중원 싸움의 패배가 이번 파리 참사의 원인이라 한다. 그럼 중원 장악을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원 장악력은 엔리케 감독이 부임하면서 역습에 초점을 더 맞춰왔기 때문에 전술적인 선택에 의해 약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될 건 없었다. 중원에서 공을 소유하기 보다 라인을 내려 수비를 안정시켰다. 센터백이 상대 진영까지 올라가는 횟수가 줄었고 라인도 조금 내리고 미드 필더들은 더 많은 수비 가담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부진에 빠졌던 피케에게 수비 부담이 줄었고 다시 최고의 센터백으로 올라오는 계기가 되었고 안정적으로 수비를 하고 난 뒤 MSN을 이용한 역습으로 챔스 우승까지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안정적인 수비도, 날카로운 공격도 없어졌다. 미드 필더들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게 문제다. 일단 이니에스타는 공격을 풀어가야 하는 역할이다. 그러나 부상 회복 후 아직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듯 했다. 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아 PSG 선수들을 다 제쳐버리고 네이마르에게 킬패스를 해주던 이니에스타는 이날 볼 수 없었다. 또 다른 미드필더 안드레 고메즈는 시즌 내내 수비 가담에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그의 공격적인 재능은 확실히 뛰어나다. 하지만 메시와 함께 오른쪽에서 뛰고 있고 풀백의 빈 공간을 잘 받쳐줘야 되지만 그의 수비력은 아쉬웠다. 때문에 드락슬러는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측면에서 날라 다닐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부스케츠는 포백 보호와 빌드업을 담당한다. 하지만 그는 90분 동안 애매한 위치 선정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체력적으로 힘이 들어서 좋은 위치로 움직일 힘이 없던 건지 혹은 감독의 지시대로 움직이고 있는 건지, 부스케츠 본인의 판단력이 떨어진 것인지 의문이다. 



위 장면을 예로 들어보자. PSG의 크로스가 올라오기 직전의 상황이다. 페널티 박스 안에 4명의 공격수들이 모여있다. 그들은 모두 중앙에 모여있고 이 4명을 움티티와 피케 2명이서 커버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장면의 바르셀로나의 풀백들의 위치도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모두 키가 작다. 따라서 부스케츠가 크로스 상황엔 무조건 센터백 자리로 내려가 줘야 한다. 그러나 멀뚱히 서서 보고만 있다. 카바니가 헤딩 할 때 고개를 너무 빨리 돌려 골이 들어가진 않았지만 분명 위험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 장면은 드락슬러의 추가 득점 직전의 상황이다. 부스케츠가 내려가 있는 상황이면 이니에스타나 고메스가 그 자리를 커버해주지 못했다. 경기 내내 이런 장면이 노출되었고 디마리아의 중거리 골도 같은 맥락이다. 어쩌한 다른 미드 필더 선수의 활동량 부족 때문에 부스케츠에게 너무 많은 수비 부담이 있었을지 모른다.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메시, 세르지 로베르토, 고메즈 조합은 좋지 않다 



수아레즈가 공을 잡은 장면이다. 오른쪽에 세르지 로베르토가 오버래핑을 했을 거라 기대하고 확인했지만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뒤늦게 뛰어가 보지만 수비에 걸려버렸다. 타이밍이 늦으니 수비가 알아차리고 차단할 수 있었다. 알레익스 비달이 출전했다면 아마 이 타이밍에 이미 올라와 공을 잡기 좋은 자리에 서있었을 것이다. 그럼 PSG의 수비진을 분산시킬 수 있지만 아쉽게도 세르지 로베르토는 그러지 못했다. 메시는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계속 중앙으로 이동했다. 저번 시즌보다 중앙으로 이동하는 횟수가 훨씬 많은데 아마 감독의 요구사항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고메스는 애매한 위치에 서있고 로베르토는 오버래핑 타이밍을 못 맞춰 오른쪽 측면이 비어있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그에 반해 파리 선수들은 조직적으로 수비 가담을 굉장히 열심히 했다. 이런 수비를 뚫기 위해선 좌우 측면에서 정신없이 흔들어주며 수비를 분산 시켜야 하는데 그냥 오른쪽을 비워두니 공격이 답답했던 것이다. 

이 장면이 시사하는 점은 크다. 알레익스 비달이 시즌 아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메이션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메시를 계속 중앙으로 보낼거면 공격형 미드 필더로 뛰는 게 낫다. 어차피 이니에스타도 기복을 보이기 때문에 메시라도 중앙에서 공격을 풀어줘야 되는 건 맞다. 그래서 4231로 마스체라노나 부스케츠, 라키티치를 수비형 미드 필더로 쓰고 메시가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오른쪽 윙포워드는 투란이나, 데니스 수아레즈가 뛰면 측면 공격과 메시까지 모두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엔리케 감독의 전술적 대응

이 역시 올 시즌 내내 제기된 문제다. 언급하기도 지겨울 정도다.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마땅한 대안이 없다. 전체적인 틀은 그대로고 선수만 바꿔 넣으니 선수 한 명이 미치는 영향력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PSG의 압박도 강했고 실점을 많이 했기 때문에 백쓰리로 바꿨다면 좀 더 안정적인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나름대로 후반전에 4231로 바꿔봤지만 이는 너무 늦은 선택이었다. 이번 경기로 구단 수뇌부는 물론이고 감독 스스로도 재계약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을 것이다. 


물론 이날 대패의 원인은 수도 없이 많다. 메시도 충격적인 활동량으로 저조한 평점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수 없다. 오늘의 대패는 시즌 초반부터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부분들이 오늘 터진 것이다. 계속 같은 비판을 해야 하니 답답한 상황이다. 그 중 몇몇은 내부 사정 상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오른쪽 풀백 문제가 그 중 하나이다. 비달은 부상이고 무작정 B팀 선수를 올리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머지 문제점들은 충분히 해결이 가능한 부분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제 변화를 감행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