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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해진 바르셀로나 백쓰리로 파리생제르망에게 복수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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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해진 바르셀로나 백쓰리로 파리생제르망에게 복수를 꿈꾸다


3월 5일 라리가 26라운드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 셀타 비고를 홈으로 불러들였습니다. 셀타비고에게 예상치 못한 한방은 얻어 맞은 적이 몇 번 있어서 좀 불안했지만 다행히 대승을 거두었네요! 오늘은 득점도 많았지만 그보다 압도적이 경기력 때문에 더 기분 좋은 승리였습니다. 엔리케 감독이 저번 경기에서 실험했던 3331이 좀 더 완성된 모습으로 경기에 잘 스며들었고 오늘의 대승으로 이어졌습니다. 플랜B가 없어 많은 비판을 받은 엔리케 감독이었지만 보란 듯이 좋은 전술을 가지고 나왔네요. 그런 의미에서 셀타비고 전을 분석하며 바르사가 가지고 온 3331 포메이션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비할 땐 433 공격할 땐 3331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다.

수비를 할 땐 세르지 로베르토가 오른쪽 윙백으로 내려가서 백포가 되었고 공격을 할 땐 세르지가 미드 필더로 올라가서 백쓰리로 전환되었다. 이렇게 경기 중 수시로 전술적인 포메이션 변화가 가능했던 건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세르지 로베르토와 하피냐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세르지와 하피냐가 번갈아가면서 미드필더 자리로 가주면서 항상 중원에서 많은 숫자의 미드 필더를 유지했다. 그리고 메시는 사실 상 공격, 수비 상황 가리지 않고 중앙에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에 나머지 3명의 미드 필더는 수비 지원에 더욱 힘을 쓸 수 있었다. 이렇게 공격 상황에서 기본적으로 4명의 미드 필더를 배치해 수적 우위를 가져갔고 메시를 중앙으로 옮겨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함으로써 수비와 공격이 모두 잘 풀리게 되었다.

공격 상황에서 바르셀로나 포메이션 세르지가 중원에 가담해 기동력과 활동량을 더해줄 수 있었다.



수비 상황에선 세르지가 오른쪽 윙백으로 내려가고 그의 빈자리는 하피냐가 채웠다.


단점 보완에 신경 쓴 포메이션 3331

백쓰리로 전환하니 최근 불안했던 수비가 안정되었다. 중앙 수비수가 3명으로 늘어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비교적 아래에 위치한 3명의 미드 필더가 라인을 예전 만큼 많이 올리지 않았다. 공격을 풀어가는 역할을 메시에게 맡겼기 때문에 나머지 선수들은 수비에 좀 더 신경을 쓰면 되었다. 덕분에 셀타비고의 날카로운 역습에도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이렇게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니 예전처럼 미드 필더가 공격에 가담했다가 역습 당할 때 수비로 복귀 속도가 느려서 공격과 수비 사이 간격이 태평양처럼 벌어지는 모습이 없었다. 간격이 넓었다면 공격수들은 자유롭게 역습을 했을 것이고 역습 능력이 굉장히 뛰어난 셀타 비고는 한, 두 골 정도 득점에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그러지 못했다. 엔리케 감독이 3331 포메이션을 도입하면서 기존의 단점이었던 불안한 수비와 넓은 간격 두 가지 문제를 잘 해결한 결과다. 


때로는 직선적으로, 때로는 티키타카

때로는 직선적이었다. 이날 센터백 3명은 무리한 후방 빌드업에 집착하지 않았다. 위험하다 싶으면 길게 걷어냈고 특히 피케는 최전방까지 곧장 롱패스를 많이 시도하면서 상대방 미드 필더를 허수아비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라키티치도 후방에서 상대의 공을 뺐어 반대편에서 쇄도하는 하피냐를 향해 한방에 길게 연결하며 아주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는 꽤 효과를 봤지만 그렇다고 롱패스 위주의 경기를 하진 않았다. 다시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로 돌아간 듯한 모습도 자주 보였다. 3331 포메이션 자체가 공을 소유하기에 최적의 포메이션이다. 경기장 어느 곳에서도 선수들끼리 삼각 편대를 만들기 쉽고 중앙에 가장 많은 선수들이 밀집되어 있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을 안정적으로 돌리면서 메시에게 공을 전달해주기 수월했다. 그리고 메시와 나머지 동료들은 짧은 패스로 상대 수비를 허물어 버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특히 네이마르와 메시의 티키타카가 인상 깊었고 거의 골과 같은 장면도 연출했다. 이제 3331 포메이션이 주전술로 바뀌면 바르사를 상대하는 팀들은 롱킥과 짧은 패스 모두 신경 써야 하고 어떻게 대응을 할지 고민이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메시가 중원으로 이동해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됨은 물론이고 그를 도와줄 수 있는 동료들을 더 가까이 그리고 더 많이 배치 시켰기 때문에 메시를 막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



요한 크루이프 시대의 바르셀로나로 회귀

바르셀로나의 3331 포메이션은 최근 많이 사용되는 백쓰리 전술과는 많은 점이 다르다. 요한 크루이프가 바르사 감독으로 있을 때 주로 썼던 포메이션이 바로 3331이고 엔리케는 여기서 영감을 많이 얻은 듯 하다. 그때의 3331은 선수들이 끊임 없이 위치를 바꿔가면서 공간을 찾아 들어가고, 공격과 수비 시 모두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포진이었다. 또한 공격과 수비를 아주 매끄럽게 연결할 수 있는 게 특징인데 오늘의 경기를 보면 그런 장점들이 잘 이식 된 듯 하다. 세르지와 하피냐는 철저히 약속한 대로 움직였다. 감독이 요구하는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실행하기 위해 전술적 훈련을 많이 했을 것이다. 세르지는 오른쪽 윙백과 미드필더를 오가며 마치 필립 람이나 맨시티의 사발레타 같았다. 모두 펩 과르디올라 감독 때문에 윙백이 중원까지 커버하게 된 선수들인데 엔리케도 이 부분을 참고한 듯 하다. 그리고 여기에 하피냐도 비슷하게 윙포워드와 미드 필더를 오갔는데 이는 엔리케 감독이 하피냐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게  펩의 아이디어를 잘 응용한 듯 하다. 둘은 감독의 요구 사항을 아주 잘 수행했고 두 명 모두 중원을 버리고 다른 곳에 가있는 경우는 없었다. 이 두 명의 선수가 이 경기의 숨은 공신이라 할 수 있다.


하피냐와 세르지 로베르토와 히트맵



MSN빨 받기에 최적화

메시의 히트맵 대부분의 시간을 공격형 미드 필더 자리에서 보냄

앞서 언급한대로 3331 포메이션으로 단점을 잘 보완했다. 그러나 진짜로 칭찬을 해주고 싶은 점은 바로 MSN 빨을 받기 가장 좋은 전술을 짰다는 점이다. MSN 자체가 전술이라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말도 안되는 소리고 그들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 가는 감독에게 달렸다. 그리고 엔리케는 3331을 통해 MSN을 위한 최적화 작업을 했다. 위의 히트맵을 보면 알겠지만 메시는 이날 중앙선 밑으로 거의 내려가지 않았다. 이렇게 안 내려가도 되나 싶을 정도였지만 메시 뒤에는 3명의 미드필더와 3명의 센터백들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트라이앵글을 만들며 공을 소유하면서 메시에게 전달하는 걸 목표로 했고 그 이후는 MSN에게 맡겼다. 그리고 수비를 단단히 했다. MSN이 공격력이 뛰어나지만 전방 압박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며 많은 비판을 받았는데 이젠 전방 압박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뒤에서 다 막아주기 때문이다. 아래의 장면을 보면 메시는 그냥 서있는 거나 다름 없고 수아레즈는 압박을 하긴 하지만 적극적으로 하진 않는다. 네이마르는 좀 더 낮은 위치에서 미드필더와 거의 동일선에 위치해 측면 공격에서 시발점 역할을 맡고 있었다. 그래서 이 날 수비를 할 땐 네이마르의 위치에 따라 442로도 볼 수 있었다. 어차피 잘 안되는 전방 압박은 버리고 실리적인 선택을 한 것이다. 전체적인 라인을 내려서 수비와 미들 사이 간격을 좁히고 공을 빼앗으면 바로 3331로 변형해 안정적으로 메시나 네이마르에게 전달, 그 후에 개인 기량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게 이날 경기의 컨셉이다. 네이마르는 아주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며 상당히 많은 돌파와 감각적인 로빙 골까지 기록했다. 메시도 이날 펄펄 날며 모든 골에 관여했다. 이는 메시가 중앙으로 옮겨와 네이마르와 비교적 가까워지면서 서로 측면에 있을 때 받던 집중 견제를 분산 시킨 덕이다. 네이마르와 메시가 개인 돌파나 티키타카로 수비를 흔들면 수아레즈는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파고들 수 있는 공간이 많아졌다. 이런 요소들이 모두 모여서 오늘의 막강한 공격력이 완성된 것이다. 수아레즈의 골이 없어서 아쉽지만 골대를 맞추는 등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이렇게 MSN이 더 편하게 공격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사람은 바로 엔리케 감독이다.  




중앙 지향적인 포메이션, 측면에서의 아쉬운 점

아래 장면은 후방 빌드업을 할 때 조르디 알바가 공을 잡은 순간이다. 그는 앞을 보면서 아무도 받으러 오지 않는다며 손을 벌리며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백포 전형이었다면 원래 본인이 공을 받으러 가줄 타이밍이었지만 풀백이 없는 백쓰리로 전환했기 때문에 빌드업을 할 때 공간을 넓게 사용하긴 힘들었다. 화면엔 잡히지 않지만 네이마르는 이미 중앙선 근처에 가있고, 라키티치는 중앙 미드 필더 자리에 있다가 이제 서야 측면으로 가는 중이다. 그래서 알바가 무리하게 멀리 있는 네이마르에게 공을 연결하다가 역습을 당하기 직전의 모습이다. 비록 골을 먹히진 않았지만 3331 포메이션의 약점을 잘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아직 전술이 완전히 자리 잡은 게 아니지만 차차 고쳐나가야 할 점이다.